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니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몇 층인지 가늠도 안 되는 고층 빌딩들이 큰길 양쪽으로 저 멀리까지 줄지어 서있었다. 거리가 넓고 보이는 저 끝까지 고층 건물들이 가득한 곳. 딱 봐도 비싼 동네였다. 다롄에는 이탈리아의 베니스(베네치아)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테마거리가 있는데, 바로 동방수성이라는 곳이었다. 그곳을 향해 가는 그 짧은 시간에 볼 수 있었던 거리와 고층 건물들은 마치 애피타이저를 먹는 듯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 주었다.



큰길을 건너고 두리번대며 5분 정도를 걸었을까. 저 앞으로 또 다른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색적인 건물들, 누가 봐도 여행지였다. 바로 동방수성이었다. 점점 가까이 갈수록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라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여행지에 대한 탐색을 시작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명확한 입구는 분명 있을 텐데, 사방에서 여기가 입구이니 먼저 들어오라고 하는 것 같았다. 기록을 위해 순서대로 촬영을 하고 싶은데 어쩌지 하는 마음이 커졌다. 고민하기엔 배가 아팠다. 화장실부터 가야 했기에 우선 직진이었다.




말이 필요 없었다. 사진을 찍기 바빴다. 어느 쪽으로 찍어도 예술이었다. 맑은 하늘까지도 만들어 놓은 듯 완벽했다. 거리도 깨끗했고 잘 관리되어 있었다. 중국은 참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동방수성의 거리를 잠시 뒤로하고 바다부터 보기 위해 직진했다. 바다 쪽으로 가는 길에도 몇몇 카페들이 그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곧 바다공원이 눈앞에 나타났다. 볼 게 많았다. 중간중간 세워진 표지판 아래 나름 코스를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꼼꼼히 다 돌려면 하루를 꼬박 써야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했다! 전기 자전거? 오토바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바다 구경을 좀 더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더운 바람은 피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깐의 여유와 재미까지 느껴볼 수 있는 것. 그것을 탔다.






무언가 막 특별하진 않았다. 생각보다 느렸다. 내려서 빠르게 걷는 걸음이 더 빠를 정도. 그래도 타길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고개를 돌리면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지평선이 보이고, 또 반대로 고개를 돌리면 동방수성이 보였다. 한 블록당 마치 터미널처럼 사람이 몰려있는 구간이 있고, 여러 가게들이 있다. 시원하게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다시 동방수성으로 향했다.


다시 동방수성 거리로 들어왔다. 외곽에서부터 내부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주말이 아니어서 그런가? 사람이 생각보다 적었다. 외곽 건물들은 빈 건물들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두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색적인 풍경에 맞게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40대, 50대로 보이는 분이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각자 나름대로 동방수성을 즐기고 있었다.




걷다 보니 광장 같은 곳이 나왔고, 곤돌라를 탈 수 있는 매표소도 보였다. 곤돌라를 타보려 했으나 처남과 둘이서만 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포기했다. 광장 주변으로 기념품 가게를 구경했다. 거리 구석구석을 돌며 예뻐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마치 사진작가가 된 것 같았다. 다양한 간식을 팔았는데 우리가 선택한 것은 사탕수수였다.






그렇게 구경하고 먹고 걸었다. 16,027걸음을 걷다 보니 어느새 동방수성 끝부분까지 왔다. 넓은 광장과 항구가 보였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니 놀이기구도 있었다. 다양한 푸드트럭과 레스토랑 그리고 수많이 요트들이 항구의 느낌을 더하고 있었다. 해가 슬슬 지기 시작했고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잠시 바다 구경을 하며 주변 식당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다시 동방수성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 지나가다 본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WHERE라는 식당으로 평점이 높았고 후기가 좋았다. 관광지 중심에 있는 곳이라 가격이 비교적 있었지만 노을 지는 동방수성의 분위기에 알맞은 식당이었다. 메뉴판에서 익숙한 단어들로 된 음식을 시켰다. 피자와 닭날개, 그리고 까르보나라. 잘못시켰다. 피자는 명란피자였고, 까르보나라도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닭날개만 맛있었다. 결국 피자는 다 남겼다. 명란 피자는 도저히 못 먹겠다.





밤이 되니 숨겨져 있던 불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 더 허락했다면 동방수성의 밤도 즐기고 싶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하루를 온전히 잡고 이곳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재현한 테마 거리이지만 이곳에는 현지 유치원도 있었다. 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하나둘 엄마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모습이 정겨웠다. 그리고 우리도 같은 시간에 그 아이들처럼 이곳에서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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