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읽었나, 안리타의《마음이 부는 곳》우연히 발견해 읽었다가 너무 빠졌다. 뭔가 마음이 적적해지는 여행책이었다. 슬프다. 그냥 뭔가 슬프다. 인생에 대한 고민, 정답을 향한 여행, 우연한 여행에서 만난 인연, 그리고 관계에 대한 감정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마음에만 품어야 하는 현실. 읽는 내내 뭔가 함께 깊은 여행을 했고, 함께 이별한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었다. 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쁨이 슬픔과 섞이는 것 같다.

| 마음이 부는 곳 |

책을 읽고 저자가 궁금했다. 누구일까? 이런 여행을 한 저자가 너무 궁금해 찾아보았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검색해 보면서. 그만큼 여운이 길게 남았다. 왜 책 제목이 마음이 부는 곳인지 알겠다. 마음이 먹먹하다. 하지만 무겁지는 않다. 그저 저자의 마음이, 책에 남은 이들의 마음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들뿐.
책을 읽는 내내 평범하지 않은 여행을 함께 했다. 저자의 마음과 생각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분명 밝은 느낌인데, 흐릿함이 남아 아련하다. 어떻게 표현해야 맞을까? 이 책을 리뷰하기가 어렵다. 그냥 안에 있는 내용 그대로를 보고 따라가야만 알 수 있는 감정이 있달까. 사실 따라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이번 책 리뷰는 그냥 좋았던 문장 몇 가지만 그대로 적으며 끝내야겠다.
좋았던 문장
1. 귀국하고서부터는 여행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한국의 현실은 그간 여행에서의 깨달음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곳이며, 사람도 삶도 무척 혹독했다.
2. 삶은 또다시 내게 깊은 질문의 시간을 선사하고, 또다시 나를 낱낱이 해체하며 무언가 깨달았다고 착각했던 그 마음까지도 내려놓게 했다. 그리하여 고심 끝에 다시금 큰 결심을 하게 된다.
3. 먹고살기에도 벅차고 바빴지만, 늘 짓이겨지고 해체된 심장 속에 꼭 움켜쥔 채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 숱한 방황과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마음이다. 여기, 살아가며 나를 견디게 하는 힘은 모두 거기에 있었으니,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누구보다 값진 지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작은 불씨처럼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단 하나의 동화는 나를 또 이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살아가도록 한다.
4. 어디서 만나자 할 때면 시간 약속을 하지 않아도 때 되면 모두 거기서 만나지. 조금 늦거나,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 아무도 기다리다가 불평하지 않아. 노래를 부르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춤을 추고 있으면 오늘 안에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되니까
5. 내면의 허기를 달래줄 화려한 도심,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거리의 웃음들, 타성과 상처에 젖은 사람들만 마주할 뿐이다. 온갖 작고 작은 파문이 인간들의 틈 사이로 활보하면 사람들은 그것이 전부인 듯, 그것을 뜯어 허기를 채우며 살아간다. 언제부터인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부터 그런 삶에 다시금 길들여져 간다.
6. 여행은 언제나 내게 해방감을 주는 듯했지만, 그 해방감이 오래가지 않았다. 자유의 뒷면에는 현실이 있었고, 여행은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지시하거나 방향을 갖게 하기보다는, 일종의 현실 도피였던 것이다.
7. 바람이 계속 뒤따르는 날에는 바람이 어디서 왔는지 가만히 느낀다. 불현듯 마음이 불면 그리운 이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먼 곳을 향해 가만히 마음을 연다. 바람을 느껴보는 기분으로, 바람이 되어보는 기분으로, 마음이 부는 기분으로, 나직이 속삭이는 기분으로, 거기 있다는 믿음으로.
8. 오래 열어본 적 없는 마음에는 상징으로만 쌓여있는 하나의 두터운 무덤이, 그리고 끝끝내 들춰짐을 거부한 비밀이, 영원히 나만 간직한 이야기들이 여기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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