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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Book Review) & 정보/교육 관련 이야기

청소년 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안네의 일기!

by WANNA READ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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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포스팅은 안네의 일기

리뷰입니다.


안네의 일기


우연하게 TV 프로그램에서 안네에 대해 다루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안네라는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듯하다. 그만큼 역사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자 그녀의 일기는 유명하니까. 하지만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저 두세 가지 키워드들로만 그 이름을 알고 있을 뿐. 그래서 궁금했다. 

 

밀리의 서재에서 검색해보니 여러 책이 나왔는데 나는 가장 최근에 번역되어 출간된 책을 선택했다. 배수아 옮김. 그렇게 안네의 일기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종이는 사람보다 참을성 있게 듣는다.

1942년, 그녀가 13살이던 때. 그녀가 일기를 쓰는 게 즐거운 이유는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일기장에게 이름을 붙여주는데 그 이름은 '키티'이다. 

 

안네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던 소녀였던 것 같다. 그녀의 일기에서 볼 수 있는 그녀의 성격이, 그리고 일기에 표현되어 있는 그녀의 마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때로는 정말 솔직하고, 때로는 그 속에서의 혼란까지도 일기에 표현되어 있으니. 일기를 읽고 있자면 사춘기 소녀의 복잡한 성장 과정을 보는 듯 흥미롭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했다.


나 자신만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글을 쓸 생각이야.

글쓰기를 좋아했던 소녀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작가나 저널리스트였는데, 아마 살아남았다면 크게 성공한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일기 속에서 보이는 감정선, 고민들, 그리고 성장을 위한 직선적이지만 긍정적인 사고, 미래에 대한 희망, 현재에 대한 솔직한 두려움 등이 얼마나 큰 보물들로 발현될 수 있었을까.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목표를 향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실패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늘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이런 깊은 생각과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 인생은 왜 언제나 어려운 문제투성이일까.

그녀가 사랑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 정의해가는 모습도 정말 어른스러웠다. '항상 정열과 이성이 대립하면서, 번갈아가며 자기들이 옳다고 주장하기만 하니, 내가 받아들인 주장이 옳은 것인지, 과연 나는 확신할 수 있을까?' 스스로의 감정을 정의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린 소녀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질문은 생각을 열리게 하고, 주장은 생각을 닫히게 한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감정에 대해 늘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생각을 넓게 가지려 했다. 반면 답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자기만의 고집으로 주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는 안네가 일기의 마지막쯤 본인이 페터에게 가진 감정을 정의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감정과 이성을 정말 잘 조절했음을 볼 수 있었고, 이게 청소년 소녀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감탄으로 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난 이제부터 다시 시작할 거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는데, 이게 무조건 적인 말은 아니다.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다음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실패는 또 다른 실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네는 이렇게 말한다. '한번 해버린 일을 되돌릴 수는 없어. 하지만 반복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는 있지.'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님에도 이렇게 어른스러울 수가 있다니. 실패의 경험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  안네의 이 말은 어른인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만족감을 주는 건 노력이야.

행복을 정의하면서 그녀는 게으름을 언급한다. '게으르게 사는 건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 그러나 만족감을 주는 건 노력이야.' 얼마나 멋있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녀는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 구체적인 목표가 없는 사람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정말 뼈 때리는(?) 말을 하는데 여기에서도 안네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올바름에 있어서 확실한 소녀. 그리고 그 올바름을 위해 노력하고자 했던 소녀. 안네는 그랬다.


번역된 책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에는 소설가 조해진 님의 독후감이 함께 실려있는데, 그 독후감의 다음과 같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안네의 '죽음은 이미 과거에 종결된 것이어서 다른 가능성은 제로일 뿐인데,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일기가 1944년 8월 1일에 급작스레 끝난 순간, 나는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슬픔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조해진 -

 

정말 그랬다. 계속 이어지길 바래도 바랄 수 없는. 갑자기 끝나버린 이야기. 그리고 그다음을 이미 알고 있음으로부터 오는 거대한 슬픔의 파도가 마음에 여러 번 부딪친다.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무언가. '내가 읽은 책들 중 이렇게 깊은 곳을 건드릴 수 있었던 책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안네는 일기를 통해 그녀의 깊은 내면을 모두 드러내고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깊은 우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서로 공유되는 깊이가 중요한데 안네를 일기를 읽으면서 안네는 먼저 그 깊이를 보여주며 친해지자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깊고 친밀한 우정을 쌓아가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느낌이 얼마나 공허한지. 나는 그랬다.


WANNA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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