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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아버지의 서랍장

1950년 제주의 정(情) 1부 - 홍의범

by WANNA READ 202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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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범

1950년 제주의 정(情)

1부

1948, 제주 4.3 사건 직전 어느 날. 북제주군 광령리라는 곳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나는 비교적 풍요로운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당시 알아주던 대구사범학교를 나와 교편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제주 4.3 사건 때문에. 그렇게 나는 소중한 아버지를 매우 일찍이 잃어야만 했다. 그때부터 내 삶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1950년대 내가 살던 제주도에는 이웃 간의 정이 살아있는 따뜻한 시대였다.

 

일례로, 당시 제주도에는 사람들이 외출할 때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잘 아는 것처럼 제주도는 도둑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제주도에는 삼무(三無)라고 알려진, 거지, 도둑, 대문이 없었다. 이처럼 당시 사람들은 이웃을 믿고 신뢰하며 더불어 살아갔고 따라서 도둑질을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지금 변해버린 이 시대와는 너무 다른 시대였다.

 

이제 내가 겪은 재미있는 경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렇게 잠시 시간을 내어 짧은 시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일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당시의 제주 사람들은 정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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