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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52. 익숙해져 간다는 증거 (가르치는 용기 3)

by WANNA READ 2024.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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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번째 이야기

아이들은 환경에 대한 적응이 비교적 빠른 것 같다. 하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 종종 다른 친구들보다 적응이 느린 친구가 있다. 다현이가 그랬다.

 

다현이는 내성적인 친구이다. 처음에는 처음 보는 선생님이 어색해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인사도 못하던 친구였다. 수업을 해야 하는데 대답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조금 고민이 되는 대답에는 비교적 긴 시간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다른 학생의 숙제 검사를 하고 있었는데 숙제에서 오타를 발견하여 그 학생과 그 오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 있던 다현이가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는 척을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이런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웃고 있었다.

 

며칠 뒤 다현이의 테스트가 있는 날이었다. 긴장을 많이 했는지 자신 없어 하는 다현이에게 다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만약에 다현이가 100점을 맞게 되면 이번 달 우수학생은 다현이가 될 것 같은데?"

 

다현이는 내성적이었지만 학습에 대한 이해나 응용력이 좋은 아이였다. 공부하는 자세와 태도도 좋은 모범생이었다. 그렇게 문제들을 다 풀고 난 뒤 채점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100점이었다.

 

나는 시험지 점수를 몰래 숨겼다가 아쉬워하는 연기를 시작했는데, 다현이는 내 연기에 넘어가 자신이 100점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10초 정도 뜸을 들였을까? 점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다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100점입니다!"

 

이날 이후로 다현이는 학원에서 노래를 흥얼거리고 춤까지 추는 학생이 되었다.

 

가르치는 용기 3

52. 익숙해져 간다는 증거

가르치는 용기 3 (사랑받는 학원 만들기 프로젝트)

 

[전자책] 가르치는 용기 3 (사랑받는 학원 만들기 프로젝트)

다년간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있었던 여러 경험들을 하나씩 꺼내어 《가르치는 용기》라는 제목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통해 올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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