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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원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 적용되는 것 중 하나는 우산을 꼭 접어서 마련된 통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원 운영 초반에 이런 규칙이 없었을 때가 생각나는데, 학생들은 본인의 우산을 일단 통에 넣고 보기 때문에 가끔 다른 친구의 우산을 망가뜨리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우산을 잘 묶어 두거나 접지 않으면 마련된 통에 학생들의 우산이 다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우선을 잘 묶거나 접어서 통에 넣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고맙게도 학생들은 이 규칙을 잘 지켜주었다.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을 제외하면 스스로 우산을 정말 잘 접는다.
하루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당연하게도 학생들은 우산을 모두 챙겨 왔다. 그런데 수현이가 우산을 접지 않고 그냥 통에 넣은 것이다. 수현이는 학원을 다닌 지 한 달쯤 지났고, 수현이가 학원을 다닌 이후로 비가 오는 날은 처음이었다.
사실 나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우산을 넣을 수 있는 통은 구석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내가 앉아있는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같은 학년 친구인 유은이가 보고는 직접 수현이의 우선을 접어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수현아! 우산은 그렇게 넣으면 안 되고, 이렇게 접어서 넣으면 돼."
그 모습을 본 나는 너무 유은이가 기특했다. 그리고 그날 우리 학원에는 첫 학년별 반장이 탄생했다. 바로 유은이었다.
가르치는 용기 3
53. 반장이 생기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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