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또 한 번의 봄이 오면 새로운 인연이 생긴다. 보통 새 학년을 기점으로 학원을 알아보거나 다른 학원으로의 이동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학원에서도 새롭게 만난 학생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 아현이는 애교 쟁이였다. 선생님을 만난 첫날을 제외하고는 학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공부하는 동안, 그리고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틈만 나면 애교를 부리는 학생이었다.
나야 매일 학원에서의 1시간 동안만 아현이의 애교를 보게 되지만 친구들은 학교에서부터 저런다며 아현이의 애교를 들을 때마다 듣기 싫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솔직히 자주 하기는 했다. 어쩜 그리 기분이 늘 밝고 좋을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현이가 학원에 왔는데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애교 섞인 인사를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사실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인사였음에도 아현이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느껴지고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현아, 오늘은 기분이 좀 다운되어 보이는데?"
"아닌데요."
아니라고 말했지만 평소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수업하는 동안에도 평소와는 달리 말도 없고 조용했다. 그래서 한 번 더 물어봤다.
"아현아, 오늘 너의 애교가 사라진 걸 보니 선생님 생각엔 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그렇게 아현이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애교 좀 그만 부리라고 하면서 상처가 되는 말을 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아현아, 선생님은 너의 애교를 봐야 기분이 좋아지는데?"
가르치는 용기 3
54. 애교쟁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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