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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24. 사라지지 않는 종이 (가르치는 용기)

by WANNA READ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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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번째 이야기

중학생, 특히 중2가 되면 학교에서의 공식적인 첫 시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시작된다. 어느 학원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이때가 학원에서 A4용지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기인 것 같다.

 

지후는 A4용지로 뽑은 문제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학생이다. 시험공부를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더 하겠다고 더 많은 문제를 나에게 요청했고, 별도의 주말 과제까지 정말 많은 문제지를 가져갔다. 그렇게 우리는 열심히 시험을 대비했고, 드디어 시험은 끝이 났다.

 

그렇게 시험이 끝난 뒤 학원에 처음 온 지후는 아주 큰 가방 하나를 메고 왔는데 그 안에는 시험지들로 가득했다.

선생님, 이 시험지들 어떻게 해요?’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버리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지후가 말했다.

아까워요. 뒷면은 쪽지 같은 거 필요할 때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우리 학원에 종이상자가 생겼다. 학생들에게는 물론 개인 공책이 있지만, 공책만큼이나 쪽지나 메모지가 자주 필요하다. 그래서 A4용지, A4용지의 반 크기, 그 반의반 크기, 이렇게 3가지의 크기로 종이상자에 넣어둔다. 그런데 그런 종이는 내가 넣어두지 않는다. 난 그저 필요에 따라 크기에 맞춰 잘라놓을 뿐.

 

지후부터 시작된 이 재활용의 사이클은 다른 중학생들, 초등학생들까지 적용되어 학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종이상자에 학원에서 사용한 프린트물, 집이나 학교에서 사용하거나 받은 것 등을 넣을 수 있다. 그리고 메모지나 쪽지가 필요한 모든 경우에 그 종이상자에 들어있는 종이를 재사용한다. 나 역시 때에 따라서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뽑아야 할 때 이 재활용 용지를 사용한다.

 

종이상자에 들어가 있는 재활용 용지는 사용하는 것만큼 언제나 채워지고 있고, 채워진 만큼 아주 잘 활용되고 있다.

 

가르치는 용기

24. 사라지지 않는 종이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를 소개합니다.

사랑받는 학원이란 어떤 곳일까요?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원, 아이들이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학원입니다. 그런 학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아낌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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