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재미가 과할 때 일어나는 일 (가르치는 용기)

스물한 번째 이야기

아이들은 다양한 학원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준다. 공부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다양한 이벤트나 장치들은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와 흥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따른 몇 가지 보상 시스템이나 게임 시스템이 나오면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워한다.

 

윤지는 내가 만든 여러 시스템을 가장 잘 활용하는 친구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이 나오면 항상 가장 먼저 호응해주고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도 해주는 적극적인 아이이다.

‘선생님! 이거 완전 재밌어요! 근데 포인트가 너무 비싸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즐겨주는 아이들 덕분에 공부만큼이나 내가 많이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시스템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한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보상을 재미있게 해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하루는 몇 달간 고민했던 것들을 주말 동안 만들어서 월요일에 깜짝 오픈하기로 했다. 나는 아이들의 신나는 모습과 궁금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즐거웠다. 그렇게 월요일이 왔고, 나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내가 준비한 여러 제도의 설명들을 벽에 쭉 붙여놓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당연히 아이들은 궁금해하며 벽 앞에서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내가 준비한 제도는 5개였는데, 그중 2개만 하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그저 가장 괜찮은 것 한 두 개를 고를 뿐이고, 그 점에 대해서만 묻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들은 그냥 기존에 있는 게임이나 보상만을 바랄 뿐이었다. 윤지 역시 그러했다.

 

나는 윤지에게 물어봤다.

‘윤지야, 다른 건 왜 안 해봐?’

윤지는 다른 아이들을 대표하듯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 할 게 많기도 하고, 다 읽기 어려워요! 전 그냥 이게 가장 쉽고 간단해서 이거 할래요.’

 

그날 나는 나머지 3개를 벽에서 떼야했다.. 물론 뗀 것들은 나중에 하나씩 재오픈했고, 지금은 학생들이 그때 만들었던 다섯 가지 모두를 골고루 잘 즐기고 있다.

 

가르치는 용기

21. 재미가 과할 때 일어나는 일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를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