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특이한 보상 시스템 (가르치는 용기)

스무 번째 이야기

학원에는 다양한 보상 시스템이 있다. 이는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또는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한 그 과정과 결과를 칭찬하기 위해 존재한다. 스티커나 스탬프를 찍어주기도 하고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하면서 학생 저마다의 노력을 보상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것 말고 우리 학원에는 특이한 보상 시스템이 한 가지 있다.

 

현지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늘 과정과 비교하면 그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아이이기도 하다. 어린아이일수록 환경과 시기에 따른 차이가 있고, 현지는 아직 좀 더 기다려줘야 하는 아이이다. 그럼에도 현지는 언제나 도전적인 자세로 열심히 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오늘도 현지는 도전한다.

‘선생님, 저 한 번 다시 해볼게요!’

 

주어진 규칙과 정해진 목표 점수 등 쉽지 않은 도전에 현지는 꽤 많이 실패했다. 하지만 아쉬운 표정 하나 없이 현지는 나에게 물어본다.

‘선생님! 저 이때까지 몇 번 실패했나요?’

 

나는 실패의 횟수를 기록해준다. 그리고 실패가 일정량 쌓이면 그것을 보상한다. 성공의 보상만큼이나 실패의 보상도 크게 해 준다.. 다만 여러 번 실패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일부러 실패하거나 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 어린아이일수록 누구나 성공을 하고 싶어 하므로. 다만 실패했을 때 빨리 그 실패의 늪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실패의 과정도 하나의 성공적인 길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워가느냐가 중요하다. 좌절보다는 다시 할 수 있음을 아는 것. 같은 실수를 어떻게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그저 다시 해보자’라는 말로는 학생들의 의지를 다시 살리기에 부족했고 그렇게 나의 격려를 뒷받침해줄 특이한 보상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현지가 드디어 도전에 성공한 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 실패했어야 했는데. 그래야 실패 보상을 받는데.’

부작용인가? 하지만 뒤돌아가는 현지의 얼굴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가르치는 용기

20. 특이한 보상 시스템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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