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의 중요성
여유란 무엇일까요? 국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무언가를 채우는 공간이 꽉 차 있다면, 그곳에 새로운 무언가를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만난 우리의 마음이 여러 가지의 이유로 꽉 찬 상태라면 상대의 감정을 받아줄 수 있는 공간이 없기에 공감력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즉 공감을 위해서는 먼저 내 마음에 상대의 감정을 받아 줄 마음의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해볼까요?
출근길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그날따라 시계가 고장이 났는지 늦잠을 자버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부랴부랴 준비해 나와 뛰기 시작합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할 수만 있다면. 시계를 보니 어쩌면 지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1분이라도 빨리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뿐이고, 버스를 탔는데 차가 막힐수록 마음은 조급해져만 갑니다. 정말 정신없고 여유 없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너무 맑습니다. 바람도 적당하고 온도 및 습도까지 완벽한 날입니다. 거리에는 저녁에 있을 축제 준비가 끝나서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하고 멋있는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저 앞 가로수 역시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손님맞이를 위해 유능한 조경사를 불렀는지 그동안은 보지 못한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마치 다른 나라로 여행은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이국적인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아름다움을 보지 못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감상하고 느끼고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이미 머리와 마음은 빨리 도착해야 한다는 것으로 가득 차 버렸기 때문입니다. 매일 걷는 거리가 180도 바뀌었음에도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 이 주인공은 회사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화도 이와 같을 수 있습니다.
여유를 보여주세요.
여유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것도 비어있는 공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누군가와 만나는 자리에서는 그 사람을 위한 공간이 비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충분히 듣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왕 만나 대화하기로 했다면, 잠시 내 생각이나 고민은 접어두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대개 짧은 몇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닌 이상 그 잠시의 시간 동안 내 생각이나 고민을 내려놓아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상대는 더 많은 것을 꺼내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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