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워너리드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한효정 님의
지금 여기, 포르투갈에 대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주는 여행의 의미
나는 우선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나이가 주는 여행의 의미'. 이 책의 저자 한효정 님은 이 책 프롤로그에서 올해로 만 60살이 되었음을 밝힌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이 주는 느낌은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절묘하게 균형이 잘 맞는 느낌이었다. 책 제목만 봐서는 정말 색다르지 않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는 여행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은 내 생각과는 달랐다. 당시의 감정을 그대로 생각 없이 던지기도 하고, 어느 정도 정리되어 포장한 다음 전달하기도 하는 느낌이었다. 즉 한 가지의 느낌을 일관성 있게 가져간다기보다 여러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하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것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뭔가 다른 책들과는 다른 것 같은. 명확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지만 그냥 이 느낌을 잘 즐겼다.
삶이란 멀리서 보면
저자는 예순한 번째 생일을 이국에서 보내는데 당시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삶이란 멀리서 보면 성냥 하나 켜졌다 꺼지는 속도만큼이나 순간일 텐데, 내가 60살이 되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나는 나이를 먹지 않을 줄 알았다. 늙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원했든 원치 않았든 나는 지금 여기에 와 있다.
아직 60이란 나이는 나에게 멀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른 느낌은 모두에게 비슷한 것 같다. 마음의 시간은 그렇지 않은데. 저자는 나이 먹음에 대해 또 이렇게 말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은 어차피 혼자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내 속도가 아닌 타인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걷는 일의 이점을 알지 못하겠다. 길에서 누군가를 만나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다. 아름다운 풍경도 놓치게 되고, 혼자 생각에 잠길 여유도 없고,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출 수도 없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환경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게 되면 저자의 이 말이 이해가 간다. 삶에는 친구가 꼭 필요하지만 그만큼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보게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저자 역시 혼자이고 싶지 않은 날이 있음을 언급한다.
그런 날이 있다. 누군가를 만나면 혼자이고 싶고, 혼자일 땐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그 누구도 나를 따라올 수 없게 하는 방법
저자는 길을 걸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누구도 나를 따라올 수 없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내가 그들보다 뒤처져서 걷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길에 비유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며 걷고 달린다. 하지만 꼭 그것이 정답일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뒤처짐도 또 하나의 방법임을 생각해 본다. 저자의 여행길과 동일한 길을 걷던 필립과 패트리샤는 호주에서 온 부부인데, 그들도 이렇게 대답한다.
"오늘 어디까지 갈 거야?"
"우리도 몰라. 몸이 가자는 곳까지 가야지."
하루하루를 소풍처럼 생각하고 살아라
저자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고 난 후, 어느 봄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러면서 저자는 여행의 이유가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오래전에 해주신 다음의 말을 남긴다.
"하루하루를 소풍처럼 생각하고 살아라."
깊은 여운을 남기는 한 문장이었다.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소풍처럼 즐겁게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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