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마다 나름의 보상 제도가 있다. 주어진 숙제를 잘해 왔을 때, 학습 태도가 좋을 때, 빠짐없이 학원을 잘 나왔을 때, 좋은 결과 점수를 받았을 때, 끝나고 자리 정리를 잘했을 때 등 학습 전반에 걸쳐 학생들의 태도나 습관, 결과에 따라 나름의 보상 제도가 있다.
내가 가장 많이 본 보상 제도는 스티커 제도이다. 학원마다 붙여주는 스티커의 종류도 다르고 붙여야 하는 개수도 다르지만 매일의 학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약속된 스티커를 학생들 개인 수첩이나 학원에 마련된 파일 등에 붙여주는 것이다. 어떤 곳은 스티커 대신 도장을 찍어주는 곳도 있다.
우리 학원에도 스티커 제도가 있다. 100개를 다 모으면 학생이 원하는 무언가를 하나 정해서 할 수 있는 보상 제도이다. 모든 학생들이 매일의 학습을 통해 받은 스티커를 차곡차곡 모아서 100개를 완성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어느 날 스티커를 붙여주려고 하는데 사둔 스티커가 다 떨어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볼펜으로 별표를 그려주려다 문득 글을 써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 내 앞에서 스티커 3개를 받으려고 기다리던 상준이의 수첩에는 다음의 3글자가 쓰였다.
'상준이'
상준이가 물었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아! 편지를 써주려고."
그날부터 원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글을 써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학생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 써주기 시작했다. 절대 문장을 마무리하지 않고 한 문장으로 쭉 쓰기 시작한 것이다. 3페이지가 되어도, 5페이지가 되어도 아직 문장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 그런 글. 이제 학생들은 공부가 끝난 뒤 그다음 내용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나에게 다가온다.
"선생님, 편지 써주세요!"
가르치는 용기 3
59. 선생님, 편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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