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1학년 중학생들이 중3의 마지막 시기까지 남는 것은 아니다. 학교 때문에 갑작스레 이사를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지만, 대개 더 큰 학원, 과외 등 학습 방법의 변화 때문에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우리 학원에서는 특히 중3 시기가 그러한데, 고등부 운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그러했다. 당연하게도 학생들은 고등부를 운영하는 학원이나 고등학교 내신을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고, 미리 적응하고 학습하기 위해 졸업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빨리 학원을 그만두는 것이다. 물론 이 중에는 친구 따라 학원을 옮기는 학생들도 있다.
이렇게 매년 중3 시기가 되면 소수의 인원만 학원에 남는다. 서진이의 학년도 그러했다. 가장 많은 중학생 수를 자랑하던 서진이의 학년도 중3이 되던 시기에 한두 명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여름 방학 이후로는 3명만 남았다. 그것도 가장 조용했던 3명이 남았다.
신기하게도 시끌벅적했던 분위기를 주도하던 활발한 학생들이 나가니 조용한 이 세 친구들의 수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른 두 친구들과 그리 친하지도 않았던 서진이마저 말수가 많아지고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했던 이 학생들에게 그동안 이런 성격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세 친구 모두가 수다쟁이로 변화되어 갔다. 그렇게 우리의 일상 대화는 점점 더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오픈된 일기장처럼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든 서로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소수의 인원이 남으면 매번 겪는 일이다. 신기하게도 학생들은 쓸데없이 말수가 많아지고 끊임없이 대화를 지속한다. 사춘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심지어 중3이 되니 이제 어른과 하는 인생 이야기도 꽤나 잘 통한다. 가끔이지만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면 1시간이 그냥 지나기도 한다.
그런데 서진이와 두 친구는 다른 학년에 비해 좀 더 수다스러웠다. 그렇게 3명이 함께한 지 한 달이 지났을까? 우리에게는 매번 수업이 끝나고 나서 꼭 물어보는 질문이 생겼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헤어질 때 하는 인사가 되었다.
"선생님, 오늘 뭐 드실 거예요?"
"너네는 오늘 저녁 뭐 먹을 거야?"
가르치는 용기 3
72. 선생님, 오늘 뭐 드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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