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여름 방학 특강이 이제 한 번 남았던 날.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문득 두 그룹으로 나눠진 학생들에게 특별 미션을 주고 싶었다. 더운 여름 방학 동안 친구들과 열심히 특강을 함께한 이 시간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 나는 이렇게 제안했다.
"마지막 과제를 내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각 그룹이 과제를 해 나가면서 함께 모이고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좋은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다음 주 월요일이면 그동안 했던 여름 방학 특강이 드디어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과제는 그룹별 단체 사진을 찍어오는 것입니다.
정해진 것은 없고요. 여러분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유롭게 찍으면 됩니다. 단, 함께 수업을 했다는 점이 사진에 나타나야 합니다. 예를 들면, 책을 들고 다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고, 같이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도 되겠죠. 자유롭게 찍어서 월요일 수업 전까지 그룹 채팅방에 올려주세요. 마지막 과제는 완료하는 팀이라면 공평하게 과제 완료 포인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 어려운 과제도 아닐뿐더러 상대팀과 경쟁해야 하는 과제도 아니었기에 학생들의 부담이 적었다. 신기하게도 학생들은 어디서 몇 시에 만날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상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났고 월요일이 되었다.
월요일에 올라온 두 개의 사진. 두 사진 속 학생들은 함께 수업한 사이를 뽐내듯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마지막을 잘 표현해냈다.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수업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리고 3일이 지났을까. 함께 공부했던 한 학생의 SNS 프로필 사진에 특강 단체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하루가 더 지나자 그 학생이 포함된 한 그룹의 모든 학생들의 SNS 프로필 사진이 변경되었다. 그 변경된 사진은 바로 자신들이 찍은 특강 단체 사진이었다. 곧 이에 질세라 다른 그룹의 학생들도 자신들의 프로필 사진을 본인 팀 특강 단체 사진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한 달간 학생들의 SNS 프로필 사진은 특강 사진으로 유지되었다.
이때부터 우리 학원에는 SNS 프로필 사진 이벤트가 생기게 되었다. 이 이벤트는 한 번씩 함께 공부한 동일한 사진을 본인의 SNS 프로필로 변경해 일주일 간 유지하는 이벤트로 팀 포인트와 개인 포인트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특별 이벤트이다.
"선생님 다음 SNS 이벤트는 언제 하나요?"
가르치는 용기 3
70. SNS 프로필 사진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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