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학생들도 경제관념이 비교적 뚜렷한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어느 날 코인과 주식에 관한 이야기가 학원에서 흘러나와서 잠시 물어봤더니 부모님이 열어준 주식 계좌에 본인의 용돈을 넣어서 조금씩 투자해보고 있다는 중학생이 무려 절반이나 되었다.
학원에는 포인트 제도가 있다. 이는 아이들이 학습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일정의 포인트를 받게 되는 시스템으로 그 포인트로 맛있는 것을 사 먹기도 하고, 그 포인트를 통해 원하는 물건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포인트 제도를 좀 더 활용해보기로 했다.
미세먼지 수치는 요일마다, 시간마다 변한다. 그리고 쉽게 예측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 미세먼지 수치의 변동으로 매일 그 시세가 변하는 ‘클로버 주식’을 오픈했다. 미세먼지가 나쁨이 될수록 마이너스가 되고, 미세먼지가 좋음이 될수록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수치별로 얼마나 오르고, 얼마나 내려가는지 적어놓고, 매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검색해서 나온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그날의 ‘클로버’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5천 포인트로 그 시작을 열었다.
클로버 주식을 오픈한 날부터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은 오픈한 날로부터 3일 뒤인데, 3일간은 미세먼지 수치가 일정 범위 안이었다가 그날은 처음으로 나쁨이 뜬 것이다. 다행히 나쁨 수치가 심하지 않았고, 그날 시세는 마이너스 천 포인트 떨어진 4천 포인트였다. 몇몇 아이들은 떨어지는 시세를 보고 더 떨어지면 사겠다고 했지만, 초등학교 6학년인 승재는 생각이 달랐다. 그렇게 승재는 ‘클로버’가 4천 포인트일 때 본인의 포인트를 지불하고 1개를 구입했다.
그럼 그동안 ‘클로버’의 시세는 어떻게 되었을까? 6개월이 지난 지금 클로버 시세는 6만 2천 포인트이다. 그리고 승재는 아직 그 ‘클로버’를 가지고 있다. 더 사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며.
가르치는 용기
6. 미세먼지에 따라 변하는 시세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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