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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13. 간단하게라도 말해주는 일 (가르치는 용기)

by WANNA READ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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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선생님도 사람이기에 한계가 있다. 특히 다수의 학생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그 한계가 더 명확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몸이 좋지 않거나, 순간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몰리는 상황이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 등이 발생하면 머릿속에 계획되어 있던 순서들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가끔 아픈 채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날 역시 약을 먹었지만 약 기운이 느리게 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첫 수업을 시작해야만 했다. 보통의 학원들처럼 우리 학원 역시 첫 시간에는 흥이 많고 질문도 많은 어린 친구들이 온다. 그날도 어김없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목소리가 높았다.

 

나는 모두를 불러서 조용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선생님이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그래서 여러분들이 평소보다 말을 좀 더 잘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었고,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조용하고 집중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평소에 내가 지시해준 내용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스스로 채점까지 해보겠다고 정답지를 요청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스스로 본인의 파일에서 공책을 꺼내 가는 등 아픈 나를 최대한 배려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도 그 이유를 간단하게나마 함께 말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상황을 간단하게라도 설명해주면서 무언가를 요청하게 되면 아이들은 기꺼이 그리고 최대한 나를 배려한다.

 

가르치는 용기

13. 간단하게라도 말해주는 일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를 소개합니다.

사랑받는 학원이란 어떤 곳일까요?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원, 아이들이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학원입니다. 그런 학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아낌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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