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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인 한서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우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서는 복도에서 1시간 동안 그 친구를 기다리곤 했는데, 우진이가 우리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한서는 그 친구가 공부할 시간이면 집에 가지 않고 학원 복도에서 핸드폰을 하면서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는 우연히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한서를 보았고 그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나는 한서에게 학원에 들어와서 기다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무척 더운 시기였고, 복도에는 앉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서는 그 어떤 학원도 다니지 않았기에 시간이 많았다. 따라서 집에 가는 것보다 친구를 기다렸다가 같이 놀고 집에 가는 일이 그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매일같이 나는 한서를 볼 수 있었고, 무려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은 우리가 가까워질 시간으로 충분했다. 그리고 그사이 한서는 4학년이 되었다.
어느 날 한서는 수업을 하고 있는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도 여기 다닐 수 있어요?’
‘당연하지! 근데 부모님이 허락하셔야 해’
‘엄마가 여기 다녀도 된대요. 저 다음 주부터 여기 다녀요!’
그렇게 한서는 제대로 된 학부모 상담도 없이 내 제자가 되었다.
가르치는 용기
11. 저 다음 주부터 여기 다녀요!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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