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15.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용기)

by WANNA READ 2022. 8. 23.
반응형

열다섯 번째 이야기

아이들의 공부를 보조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학원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여러 정보가 있는데 아이들은 특강이나 과제를 해야 할 때 블로그를 자주 이용한다. 종종 수업 중에도 학생들이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특정 주제에 대한 링크를 보내주고는 하는데, 나는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점 한 가지를 발견했다.

 

하루는 혜란이가 수업 중에 내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고, 나는 마침 그 질문에 관한 내용의 포스팅을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해당 링크를 보내주며 포스팅된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30초도 지나지 않아 혜란이는 내게 다시 질문했다.

선생님, 못 찾겠어요.’

 

이는 혜란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학생이 글을 천천히 읽어보는 것에 대해 어색해하거나 답답해했다. 조금만 집중해서 천천히 읽다 보면 분명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인데도, 마치 그림을 훑어보듯 빠르게 내려가며 읽는 것이다.

 

나는 이점에 대해 고민하다 문지기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분류하여 각각 문지기로 지명했다. 해당 일에 문지기가 된 학생은 다른 친구들보다 5분 일찍 와서 학원 문 앞에 서서 친구들에게 문제를 낼 수 있는데, 블로그에 올려진 특정 포스팅 내용에서 한두 가지를 낼 수 있었다. 물론 블로그의 내용은 이틀 전부터 모두에게 공개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 준다.

 

친구들은 문지기가 할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리 알 수 없기에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만약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하면 그날의 과제는 추가된다. 반면 문지기는 다른 친구들이 답을 맞히는 경우 벌칙을 받게 되어 있어 최대한 숨겨져 있는 내용으로 문제를 내기 위해 친구들만큼 노력해야 한다.

 

요즘은 이벤트성 시스템이 돼버렸지만, 한동안 문지기 시스템을 함께 해본 혜란이를 포함한 중1 친구들은 글을 통해 그 내용을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제는 특정 링크를 줄 필요도 없이 스스로 본인이 궁금한 점들을 잘 찾는 학생들이 되었다.

 

가르치는 용기

15.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를 소개합니다.

사랑받는 학원이란 어떤 곳일까요?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원, 아이들이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학원입니다. 그런 학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아낌없

wannaread.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