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안시에서의 오늘은 모든 면에서 이상적인 날이었다. 숙소를 열고 나왔을 때 느껴지는 계절이 주는 향기와 맑은 하늘에 몸 상태까지 좋으니 그야말로 행복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득 안고 우리는 구시가지로 향했다.
작은 베니스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안시(Annecy). 그 구시가지를 들어간 순간 나는 잠시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유럽 자체의 이국적인 느낌이 더 해지기 시작했는데, 마치 과거를 체험하듯 새로운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중간중간 집 사이에 물길들을 볼 수 있는데, 그 광경이 마을의 경치를 한층 더 배가시킨다. 왜 작은 베니스라고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또한 물길 옆으로 카페와 식당들도 이어져 있는데, 거기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내가 너무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과거 수중 감옥으로 사용된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죄수들을 못 나오게 하기 위해 수중에다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수중 감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 같았다. 당연히 수중 감옥을 뒷 배경으로 나도 사진을 찍었다.
구시가지의 여러 물길들을 따라 마을을 구경하고, 수중 감옥까지 보고 나니 그 앞으로 큰 공원과 호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호수를 바라보는 사람, 책을 읽고 있는 사람, 호수 주변을 돌고 있는 사람, 반려견과 함께 쉬고 있는 사람, 호수에서 보트 타는 사람 등 큰 안시 호수와 주변 공원에는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서로 각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마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처럼.
나에게 프랑스를 다시 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가족들과 함께 꼭 안시를 다시 찾을 것이라 다짐했다. 여기에 반려견까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안시가 주는 여유로움은 마치 시간 여행이라도 한 듯 깊은 여운이 남았다.
다음에 다시 안시를 가게 된다면 일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안시를 충분히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계획했던 오늘 하루의 일정이 끝났다. 우리는 적당한 캠핑장을 찾아 예약했고, 26유로에 넓은 캠핑장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형들에게서 빨리 사진을 받아 정리한 뒤 이 일기를 쓰고 있다. 이 여운이 오래 지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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