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하늘에서 눈이 내리던 날이다. 사실 눈이 아니라 꽃가루였는데 마치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것처럼 캠핑장의 모든 곳을 덮고 있었다. 나는 한참이나 하늘을 바라보고 누운 채 꽃가루가 흩날리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나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없다.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자 가톨릭 교황국인 바티칸을 가는 날이다. 로마 북서부에 위치한 바티칸시국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데 물리적 도시국가로는 1929년 이탈리아 왕국 시절에 독립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엄청난 관광객이 바티칸 투어를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작품들이다. 당시 교황은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를 제대로 이용했는데,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고 있을 때 라파엘로에게도 옆방에서 '아테네 학당'을 그리라 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더 정교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이곳에서도 천장화가 정말 멋있게 펼쳐져 있는데, 특히 미켈란젤로는 다 년간 허리와 목 부상, 한쪽 눈의 시력을 잃어가면서 바늘로 하나하나 찍어 그렸다고 한다. 이러한 정성이 있었기에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겠지. 박물관에는 가톨릭과 관련된 건축물과 예술품들이 정말 많았다. 프랑스에서 투어 한 박물관, 미술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산피에트로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넓은 광장을 가진 곳이다. 또한 성당의 크기가 그동안 본 어떤 성당보다도 높고 컸다. 그래서 대성당일까? 당시 이렇게 높은 건물은 어떻게 지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높은 천장에 그림까지 어떻게 정교하게 그려 넣을 수 있었을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 성당의 건축에 참여했고, 미켈란젤로 역시 그중 한 명이라고 한다.
가톨릭을 잘 모르는 나로선 바티칸 하면 계속 생각날 것 같은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젤라토 아이스크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탈리아 여러 곳의 젤라토를 먹어볼 수 있었는데 단연 바티칸 쪽에서 파는 집이 최고였다. 줄 서서 기다리는 건 기본이지만 가격도 3유로로 나쁘지 않고 양도 많았기에 우리는 두 번이나 줄 서서 먹었다.
오늘의 캠핑장은 bar가 있는 캠핑장이다. 저녁에 시내 드라이브를 좀 즐기다 들어온 우리는 bar에서 간단하게 오늘을 마무리했다. 조금 일찍 들어왔기에 나는 여유 있게 사진 정리도 하고 이렇게 일기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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