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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여행기/유럽은 자동차를 타고

Day 17 아름다운 오스트리아의 국도 풍경 (한 달 유럽 여행기, 유럽은 자동차를 타고)

by WANNA READ 202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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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7

5월 8일, 우리는 길을 잃었다. 어찌 된 일인지 아직까지도 그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오늘 우리의 일정은 블레드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것.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블레드에 하루 더 있고 싶었는데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하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일어나 보니 날씨가 왜 이렇게 좋은지, 오늘의 여행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블레드 캠핑장

마트에서 미리 사둔 피자를 아침으로 간단히 먹은 우리는 즐겁게 오스트리아로 출발했다. 오스트리아로 가는 국도가 정말 이쁘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내비게이션 설정을 국도로 바꾸고 목적지를 검색했다. 그렇게 내비게이션의 안내가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 국경

날씨도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오스트리아 국경이 나오자 우리는 사진도 찍을 겸 차를 잠시 세우고 휴식 시간을 보냈다. 멀리 보이는 산 풍경이 새로운 나라에 들어온 우리를 환영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잠시 쉬고 나서 우리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오스트리아 국도

국도 풍경은 전해 들은 말보다 더 아름다웠다. 국도를 선택한 일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풍경이 아름다워 보이면 우리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지금 기억으로는 차를 한 8번은 세운 것 같다.

국도 풍경
국도에 있는 이름 모를 들꽃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그저 내비게이션을 보고 그 경로로 잘 따라갔을 뿐이다. 그런데 가로막힌 길이 나왔다. 그리고는 내비게이션이 갑자기 이상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시동도 꺼보고 다시 목적지를 설정했는데도 내비게이션은 산을 뚫고 가라는 건지 계속 이상한 경로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스트리아에서 길을 잃었다. 

 

그런데 길을 잃은 곳이 너무 아름다웠다. 길을 잃으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야 하는데 이건 어찌 된 일인지 길을 잃고 전혀 이름 모를 곳에 온 이 상황이 되레 감사했다. 모두가 긍정을 넘어 낙천적인 건지 우리는 이 상황을 즐겼다. 차를 세워두고 호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주변을 둘러보며 고즈넉한 그 분위기를 각자 즐겼다.

이름 모를 곳

살다 보면 인생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인생의 여러 변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모를 낯선 곳에 도착해서도 당황해하기보다는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인생을 살면서 나에게 이런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걸 꼭 기억해야지. 오늘은 뭔가 여행 때문에 배우는 기분이 든다. (현재 이 사진은 내 노트북 배경화면이다.)

 

다행히 보이는 아무 길로 나오자 내비게이션이 우리의 위치에 맞춰 새로운 길을 검색했고, 그렇게 우리는 예상보다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따라서 원래 일정이었던 할슈타트 구경은 내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아쉽지 않았다. 이것 또한 여행의 묘미니까.

오스트리아 국도 (할슈타트 가는 길)
오스트리아 국도 (할슈타트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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