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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여행기/유럽은 자동차를 타고

Day 22 스위스 루체른 시내 여행 (한 달 유럽 여행기, 유럽은 자동차를 타고)

by WANNA READ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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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2

5월 13일, 우리의 여행은 오후 늦게 시작되었다. 어젯밤 차에서 잔 여파가 심했기 때문이다. 지난번과 비슷하게 우리는 캠핑장 주변에 주차를 했고, 아침 일찍부터 캠핑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열린 캠핑장. 이틀 밤을 예약한 우리는 씻고 우선은 쉬기로 했다. 

 

오후까지 쉬다가 4시쯤 되었을까? 우리는 시내구경을 하기로 하고 무작정 숙소를 나왔다. 루체른 시내 중심(?)에는 로이스 강이 흐르고 있고, 그 중심에 카펠교라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나무다리가 있다. 물어보니 숙소의 위치에서 카펠교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라고 하길래 우리는 천천히 시내 구경을 하면서 걸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검색이라도 해서 지도를 켜고 확인해가면서 갔어야 했는데. 지도를 한 두 번 보고 나서 자신감만으로 선택했던 길들은 카펠교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 우리는 정반대로 가고 있었고, 버스 종점 같은 곳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그래도 나는 이런 우리의 실수 때문에 루체른 이곳저곳을 더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루체른 시내
루체른의 이곳저곳

그렇게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로이스 강에 도착했다. 그런데 노을이 질 딱 그 시간에 도착해서였을까. 로이스 강과 카펠교의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또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강 주변에 앉아 책을 읽거나 백조와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사람들 등 여러 사람들이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그 모습이 너무 여유로워 보이고 낭만적이었다. 

 

노을이 주는 마법이 있다고 하던데. 일상적인 여러 모습들마저 특별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오후 늦게 나온 여행이었지만, 길을 잘못 들어 30분을 더 걸어야 했지만, 나는 시간을 너무 잘 맞춰서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루체른 로이스 강 풍경
루체른 로이스 강 주변
루체른 로이스 강과 카펠교
루체른 로이스 강에서
루체른 카펠교
루체른 로이스 강과 카펠교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로이스 강 부근에서 사진도 찍고 앉아 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출발했다. 그런데 지름길을 찾아보겠다고 출발한 게 문제였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또 실현되고 말았다. 아무리 가도 우리가 예상한 대로 길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길을 잃었다.

지름길을 찾으려다 점점 알 수 없는 길로 걷고 있었다.

걷는 게 너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검색했으면 좋았을걸.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고 근처 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숙소 부근까지의 버스 동선을 알아냈다. 그렇게 나름 큰길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고 20분쯤 기다리다 다행히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결국 버스를 탔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서야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챘다. 알고 보니 버스가 숙소가 있는 거리 이름과 거의 비슷한 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버스 번호는 맞는 번호로 탔지만 반대 동선으로 가는 버스를 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급히 중간에 내려 한참을 걷고 헤매고 난 다음에야 다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렇게 걷고, 버스 타고, 헤매고, 다시 걷고, 다시 버스 타고, 또 걷고... 밤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부터 카펠교까지 정말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덕분에 루체른 구석구석을 볼 수 있었고, 스위스 버스도 타봤다. 또 날씨는 좋았기에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고, 루체른 곳곳의 야경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그동안 유럽에서 여행했던 날들 중에 가장 많이 걸었던 날이다. 그리고 내일은 산에 올라야 하는 일정이다. 발이 아프다.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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