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루체른 리기산에 올랐다. 생각보다 오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되레 좋았다. 어젯밤의 일정으로 몸이 너무 피곤해서였는지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나 보다. 자고 일어났는데 너무 개운했다.
스위스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 루체른에서 알프스를 볼 수 있는 두 가지 산이 있다. 하나는 필라투스, 또 다른 하나가 리기이다. 두 산 모두 열차나 케이블 카가 마련되어 있어 정상까지 쉽고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우리는 필라투스와 리기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처음 계획대로 리기산을 택했다.
스위스는 비가 자주 오거나 흐린 날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풍경을 보기 위해 여행을 와도 짧은 여정이면 원하던 풍경을 못 보고 돌아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다행히 하이킹을 해야 하며 풍경을 즐겨야 하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
리기산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걸어도 되지만 정상까지 열차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어 편하게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고, 케이블 카가 있는 루체른의 소도시 베기스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를 탔다. 그런데 케이블카 밖으로 보이는 집과 들판, 호수와 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갈수록 멋있는 풍경이 더 넓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중간지점인 칼트바트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뒤 칼트바트에서 잠시 쉬었다가 리기산 정상까지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갔다. 케이블카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기에 여유 있게 올라올 수 있었는데, 산악열차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실 우리는 산악열차 코스를 잘 알지 못했다. 조금만 더 검색했어도 산악열차만으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을 텐데. 케이블카보다 더 저렴했을 텐데... 하지만 케이블카를 탄 게 후회되지는 않았다. 멋있는 풍경도 볼 수 있었고, 왕복이기에 내려갈 때도 편하게 갈 수 있었으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탁 트인 넓은 들판이 있고, 그 사이사이 하이킹 코스가 있었다. 또 앞으로는 알프스 산맥이 보이고, 아래로는 루체른의 전경이 펼쳐졌다.
산악열차를 타고 다시 내려갈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걸어내려가기로 했다. 중간지점인 칼트바트까지만 가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 또 내려가면서 천천히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으니 모두가 동의했다.
그렇게 우리는 칼트바트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숙소로 돌아왔다. 조금씩 어두워지고는 있었지만 예상했던 시간보다 숙소에 일찍 도착한 우리는 각자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며 오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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