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스위스의 인터라켄으로 이동했다. 오늘 우리의 여행지는 스위스 베른주 남동부에 있는 도시 인터라켄이다. 인터라켄은 스위스에서 워낙 유명한 여행지다 보니 여행 동선을 계획하면서 1순위로 골랐던 곳이다. 특히 알프스 융프라우 때문에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선 우리는 인터라켄에 숙소를 먼저 잡기로 했다.
인터라켄에는 산악마을인 그린델발트가 있다. 다양한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 이곳은 고원목장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는 인터라켄에 숙소를 잡아둔 뒤 바로 그린델발트로 갔다.
날씨가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기에 가는 내내 제대로 된 경치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스위스 여행은 날씨가 정말 잘 받쳐줘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날씨가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하이킹을 하고 싶은 곳은 맨리 헨으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휴일이기에 곤돌라 운행이 안 된다고 한다. 그렇게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을 중심에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려 혹시나 다른 하이킹 코스는 없는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직 산에 눈이 많아 대부분의 하이킹 코스들이 닫혀있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 오늘이었기에 실망감이 컸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마을 구경이라도 제대로 하고 가기로 했다. 그렇게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마을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아기자기한 집들과 풀밭에 핀 다양한 색의 꽃들, 양 옆으로 보이는 산들과 그 사이의 빙하까지, 스위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은 마을이라 둘러보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의 마을 구경은 내게 생각했던 것보다 큰 즐거움을 주었다.
그렇게 마을 구경이 끝나갈 무렵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다. 날씨는 점점 더 흐려지더니 저녁이 되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날씨를 검색해 보니 한동안 비가 온다고 한다. 그렇게 긴급회의가 시작되었다.
여행지 중 가장 기대했던 곳 세 군데를 꼽으라면 그중 하나가 스위스의 인터라켄 그리고 그린델발트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이곳을 다녀간 여행자들의 제대로 된 풍경 사진을 보면 그 기대감이 정말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위스의 여행은 자연을 만끽해야 하는 여행이었기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스위스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은 유럽 여행 시간을 한곳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수정된 우리의 일정은 다른 곳을 들리지 않고 바로 프랑스 파리로 가는 것이다. 우리는 아쉬웠던 파리 여행을 남은 기간 동안 좀 더 해보기로 하고 내일 바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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