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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49. 학원에 두고 가도 돼요? (가르치는 용기 2)

by WANNA READ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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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번째 이야기

내가 중학생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특히 시험 기간이나 특별 수업 등으로 학생들이 가지고 다녀야 할 교재나 프린터물이 많아지면 언제나 한두 명의 학생이 나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한다.

“선생님, 이거 학원에 두고 가도 돼요?”

 

물론 학생들의 가방이 정말 무거운 날이 있다. 시험 기간처럼 특정한 날이 겹치면 학생들의 가방에는 공부할 교과서가 들어가고, 여러 학원들의 숙제가 담긴다. 또한, 그 양만큼 공부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무게까지 실린다. 그런 날이면 학생들의 가방은 정말 무겁다. 이런 경우라면 나는 기꺼이 이렇게 말해준다.

“오늘 준 자료는 내일 또 할 테니 과제를 제외하고 학원에 두고 가세요. 정신없어서 내일 못 챙겨 오면 집에 다시 가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본인의 물건을 잘 챙겨가고, 다음 날 학원 올 때 다시 잘 챙겨 오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당장 내일 또는 모레 있을 수업에 전혀 필요 없는 책이나 프린터물도 가져오라고 말한다.

“지금 준 프린터물은 이 특별 수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가지고 다니는 겁니다!”

 

하루는 유진이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받은 거 학원에 두고 가도 돼요?”

“아니요. 집에 가져갔다가 내일 다시 가져오세요.”

우리 학원에는 학생마다 개별 파일이 있고, 거기에는 본인이 공부하고 있는 책과 노트 등이 들어있다. 따라서 양이 많지 않은 이상 추가 학습 자료 몇 개 정도는 함께 넣을 수 있다. 따라서 내 대답을 들은 유진이는 이렇게 되물었다.

“내일은 이 수업이 아니고 숙제도 아닌데 왜 두고 가면 안 되나요?”

 

나는 유진이의 말을 듣고 그날 모든 중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큼 내가 공부할 책이나 프린터물을 스스로 챙기고 정리하고 보관하고 다시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게 공부의 시작이에요. 솔직히 모든 책을 다 가져가라는 건 아니잖아요? 알겠지만 가지고 다니라고 하는 건 여러분들이 필요할 때 바로 볼 수 있는 자료들입니다. 이게 여러분들의 좋은 공부습관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해 주세요.”

 

가르치는 용기 2

39. 학원에 두고 가도 돼요?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 2'를 소개합니다.

를 써보겠다고 마음먹은 그때가 기억납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해오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추억하며 정리해보고,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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