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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

47. 선생님을 따라 하는 학생 (가르치는 용기 2)

by WANNA READ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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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째 이야기

꼭 누군가를 따라 하는 학생이 있다. 나의 학생 시절을 생각해 보면 우리 반에도 그런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특색 있는 선생님들을 따라 하며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을 즐겼는데 너무 비슷하게 잘 흉내 냈다. 사실 이것도 재능이다.

 

우리 학원에도 그런 학생이 있다. 내 생각으로는 2년마다 나를 따라 하는 학생이 꼭 한 명씩은 나오는 느낌이다. 보통 선생님을 따라 하는 학생들은 선생님의 표정이나 말투, 몸짓 등을 따라 한다. 선생님만의 특징을 잘 파악해서 따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후는 달랐다.

 

지후는 나를 잘 따라 하는 학생들 중 한 명인데 나의 말투나 표정, 몸짓이 아니라 내가 학생들에게 대하는 방식을 따라 한다. 지후가 나를 따라 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후가 학년 그룹 반장으로 선정되고 난 뒤부터였다. 우리 학원에서 반장이 되면 특별한 권한을 가질 수 있는데 친구들의 의견을 모아 숙제를 고르고, 숙제하지 않았을 때의 벌칙을 설정할 수 있다. 모두가 동의한 숙제이기에 강제는 없고, 그 양은 그룹에 참여한 학생 모두가 인정할 만큼 적절하다.

 

평소에 나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이러한 자유에 대한 책임을 조금 무겁게 설정한다. 즉 숙제를 해오지 않았을 때의 벌칙이 비교적 쌔다. 그리고 이런 방식을 지후는 따라 한다. 거의 즐기는 수준이다.

 

어제 리린이는 과제를 해놓고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후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리린이가 지후에게 이렇게 말했다.

“숙제를 안 한 게 아니고 안 가져왔을 뿐이야!”

그러자 지후는 반박하지 못하게 논리적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숙제를 학원에 가져오는 것도 숙제야. 네가 한 숙제를 잘 챙기는 것도 공부의 일부분이고.”

 

가끔 무섭도록 나를 따라 하는 지후를 보게 된다. 이걸 잘 배웠다고 해야 할까...?

 

가르치는 용기 2

47. 선생님을 따라 하는 학생

(WANNA READ, 워너리드)

 

전자책 출간 '가르치는 용기 2'를 소개합니다.

를 써보겠다고 마음먹은 그때가 기억납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해오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추억하며 정리해보고,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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