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의 내용들은 <대화 나누기>에 나온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습관성 말대답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다고 가정해 보자. 약속된 장소인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 당신은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뭐 마실래?”
그런데 친구가 이렇게 대답한다.
“음. 아무거나.”
아무거나?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의 주인공이 바로 이 ‘아무거나’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대답에 익숙하다. 이 대답은 다양한 부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귀찮을 때, 딱히 내 기호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이 들 때, 정말 아무거나 상관없을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를 때, 조금이라도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주 등장한다. 당신은 이 말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가? 고백하자면 나는 정말 많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그다지 좋은 답변이 아니다. 아주 무서운 사실 한 가지는 사람들의 무의식은 단편적인 정보를 빠르게 머리에 입력시켜 판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이 답변은 상대에게 단순히 선택권을 넘기는 일 그 이상이 되어버릴 수 있다. 주관이 없는 사람으로 판단되고 취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두 번의 상황으로 그러하지는 않지만, 이 말은 대개 습관적으로 사용된다.
‘아무거나’를 말하는 것도 의도적인 행동이 아닌 습관으로 하는 행동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우리의 뇌는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또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아무거나’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거나'가 습관이 된다면
그럼 ‘아무거나’를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어떻게 비칠까? 몇 안 되는 경우라면 나의 기호를 기꺼이 양보하는 사람으로 상대에게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매번 같은 상황에서 상대에게 선택할 기회를 제공했을 때 상대방의 대답이 매번 ‘아무거나’라면 어떠할 것 같은가? 한 심리학 책에서는 더 이상 상대의 의견을 진지하게 들으려 하지 않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게 된다고 말한다.
‘아무거나’가 습관이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좋지 않은 영향이 또 있다. 대화법에 대해 기술한 한 책에서는 이 말이 습관이 되면 자존감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자존감이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그럼 ‘아무거나’라는 이 한마디가 어떻게 자신의 자존감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까? ‘아무거나’라는 말에는 포기한다는 의미가 포함될 수 있다. 누군가가 어떤 선택을 하겠냐고 물어봤을 때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것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과도 같다.
“난 원하는 것도 없고, 생각하기도 귀찮아. 내 의견을 나도 잘 모르겠어. 알아서 해.”
흥미롭게도 자존감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들을 보면 모두 상황의 변화가 아닌 습관의 변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이 변화들에는 대부분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따라서 스스로의 의견을 포기하는 무의식적인 행동이 반복되어 습관화되면 나도 모르게 내 자존감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다.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생각하는 것이 귀찮더라도 생각하자. 그리고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제안해 보자. 또한, 싫어하는 것을 확실하게 언급해 줄 수도 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확실하게 표현한다고 것은 직설적이거나 강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얼마든지 부드럽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내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 해도 ‘아무거나’를 말하지 말자. 이 상황을 기회로 여겨보자. 어떤 기회냐고? 상대를 기분 좋게 할 기회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표현들을 사용해 보자.
“음. 네가 원하는 거? 너랑 함께 하는 거면 다 좋아.”
“당신이 선택한 것 중에 실패한 것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이번에도 한 번 믿어볼까?”
‘아무거나’라고 무미건조하게 답변하는 것보다 훨씬, 정말 훨씬 더 좋다.
워너리드 X 대화의 기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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