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 든든히 채웠고, 간식도 충분했다. 우리는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KEP를 샀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구마모토에 도착했다.
구마모토 여행
1. 스이젠지 조주엔 (수전사 공원)
생각보다 늦어진 일정 탓에 스이젠지 조주엔 이라는 공원부터 가기로 했다. 이곳은 저녁 5시면 문을 닫기 때문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4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공원을 둘러보기엔 1시간 정도면 충분했고, 그렇게 스이젠지 조주엔 입구 옆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저 멀리 입구가 보였고, 입구로 향하는 거리 양쪽에는 다양한 잡화점들이 있었다. 도착한 시간이 늦어서일까 잡화점 일부는 문을 닫았고, 일부는 문을 닫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조금 걸어가면 드디어 매표소와 함께 입구가 나온다. 참고로 입장료는 성인 400엔, 15세 이하는 200엔이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니 본격적인 공원이 나왔다. 오른쪽으로 먼저 갈지, 왼쪽으로 먼저 갈지 결정하면 되었는데 한 바퀴 돈다는 개념으로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왼쪽으로 먼저 이동하는 것 같았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주친 스이젠지 조주엔. 무언가 다른 곳에 온듯한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평온한 공원이었다.
천천히 둘러보며 곳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2. 사쿠라노 바바 조사이엔
다음의 목적지는 구마모토 성. 구마모토 성 초입에는 사쿠라노 바바 조사이엔이라는 짧은 거리가 있는데, 일본의 옛 거리를 재현해 낸 곳이다. 이곳에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들을 포함해 식당도 있고, 기념품 상점도 있는 곳이었다.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꼬치가 우리를 유혹했다.
특히 어묵바를 사 먹었는데, 종류가 다양했다. 기본에서부터 안에 치즈가 들어가 있는 것까지. 나는 치즈를 좋아해서 치즈가 들어간 어묵바를 선택했다. 그런데 치즈가 모차렐라 치즈가 아닌 체다 치즈였고 내 입맛에는 조금 짰다. 일본 음식이 원래 조금 짠 느낌이 있는데, 치즈 때문인지 조금 더 짰다.
그렇게 우리는 어묵바를 하나씩 먹으면서 구마모토 성으로 향했다.
3. 구마모토 성
성에 들어갈 수도, 가까이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 이미 문을 닫은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멀리서나마 성을 둘러볼 수 있었고, 성과 성벽을 두르는 공원길도 걸어볼 수 있었다.
처음에 이러한 정보를 모르고 조금만 올라가면, 조금만 더 옆으로 가보면 성으로 들어가는 곳이 있겠지 싶었다. 그렇게 걷다 성이 닫히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공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2016년 대지진 때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제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걸은 탓인지 또 다른 입구가 금방 나올 것을 기대하며 앞으로만 직진했다. 그런데 아무로 걸어도 우리가 차를 세워둔 주차장이 나오지 않았고, 그렇게 우리는 성 둘레를 한 바퀴 다 돌게 되었다. 다리는 아팠지만 돌이켜보면 한 바퀴 돌면서 주변을 구경했던 그 시간 덕분에 구마모토 성에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 줄어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걷다 보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고, 모두들 걷다 지쳐 다시 돌아온 첫 장소 '사쿠라노 바바 조사이엔'에는 운치를 더하는 조명들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이제 구마모토에서 유후인으로 갈 시간이었다. 원래라면 더 일찍 출발해서 저녁도 먹고 여유 있게 쉬려고 했으나 구마모토 성 주변을 한 바퀴 돌아버린 바람에 시간이 늦어졌다. 그래서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거나 편의점 음식을 사서 숙소 가서 먹기로 했다.
그렇게 가는 길에 우연히 들린 휴게소. 그곳에 내가 좋아하는 요시노야가 있었다! 요시노야 하면 규동! 3일 여행 중 요시노야를 한 번은 가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우연히 오게 되었다.
우리는 각자 먹고 싶은 대로 소고기, 돼지고기, 카페 규동을 시켜 먹었다. 사실 한 그릇 더 먹고 싶었지만 숙소에서의 야식도 계획되어 있었기에 참았다. 유후인에 도착해 편의점에 들러 라면을 비롯해 야식거리를 샀고, 그렇게 우리는 첫날 여행을 배부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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