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늘 웃고 떠들며 좋은 말만 할 수가 없다. 선생님의 역할 중 하나는 학생들의 한계점을 잡아줘야 한다는 것인데 이 한계점에는 수업을 듣는 자세나 태도, 습관, 수업 도중에 이뤄지는 여러 대화가 포함된다. 한계점이 없으면 수업 분위기는 금세 엉망이 된다. 생각해 보면 학생 때만큼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시기가 또 있을까 싶다.
따라서 수업에 방해되거나 수업 진도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면 선생님이 개입한다. 나는 차분하고 때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 동안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 잠깐만, 우리 이제 다시 공부에 집중해 볼까?”
“자자자! 이제 조용히 합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 한계점을 넘는 학생들이 있다. 분명한 점은 선생님을 힘들게 하기 위한 고의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에너지를 발산하고자 하는, 어쩌면 순수하고 당연한 행동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런 친구들은 공부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딴생각이 들거나 옆 친구에게 할 이야기가 생각이 나면 고민 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선생님의 조용히 하라는 말보다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훨씬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를 쉽게 말하면 공부에 집중 못 하고 딴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럼 나는 다시 그 아이에게 공부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가끔 선생님이 정해준 한계점을 여러 번 또는 크게 넘는 학생들이 있다. 한두 차례 말을 했음에도 잊어버리고는 또 본인만의 분위기를 만들어 다른 학생들에게까지 전파시킨다. 그럼 선생님으로서 이 분위기를 그저 지켜만 볼 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그 학생의 이름만을 낮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부른 뒤 10초간 쳐다볼 뿐이다.
“000”
그렇게 오늘도 모두가 공부에 잘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학생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그냥 화를 내세요. 더 무서워요.”
가르치는 용기 2
35. 선생님, 그냥 화를 내세요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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