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다 보면,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과 함께 수업하다 보면 말이 겹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어린 학생일수록 더더욱 그러한데, 아이들은 그저 본인이 생각한 무언가를 계산 없이 언제든 선생님 앞에 꺼낸다. 이는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생각해 볼 만한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선생님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도중에도 본인의 말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학부모와의 상담 중에도 와서 말을 거는 아이들이 있다.
하루는 초등학교 3학년들과 함께 수업하는데 한 학생이 나에게 수업과 관련된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배우는 내용은 이해가 가는데 풀이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게 설명을 요청했다. 그렇게 나는 그 아이와의 짧은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1분 정도 지났을까.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또 다른 학생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근데 있잖아요. 선생님, 제가 이걸 풀고 있었는데요.”
이 학생은 공부하다 궁금한 점이 생각나 선생님에게 본인의 궁금증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학생과 이미 먼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심지어 말을 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확실하게 말해주었다.
“잠시만! 선생님이 먼저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필요한 거면 잠시 기다려줄래?”
이런 일은 정말 허다하다. 때로는 여러 차례 말을 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오늘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 초등학교 6학년 수업시간이 되어 학생들이 잠시 줄을 섰고, 나는 맨 앞 친구부터 오늘 공부해야 할 분량을 말해주고 있었다. 맨 앞 친구는 오늘 새로운 교재를 시작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설명이 잠시 필요했다. 그래서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뒤 친구가 갑자기 맨 앞 친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몇 점으로 통과했어?”
그래서 나는 또 이렇게 말해야만 했다.
“잠시만! 선생님이 지금 이 친구와 말하고 있잖아?”
가르치는 용기 2
38. 자기 말만 하려고 하는 아이들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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