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 접하는 경험은 생소하다. 처음 가는 장소, 처음 만나는 사람 등 학원이란 곳에 처음 들어온 아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어색함을 없애고 친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인 점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정말 빠르게 적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소에 대한 적응력은 정말 빠른 것 같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학원에 처음 온 아이들은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이미 익숙하다. 조기 교육으로 여러 선생님을 만나봤을 수도 있고, 이미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므로 학교에서 매일 선생님을 마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학원 선생님을 만나고 함께 공부하는 초반 시기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성격상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아이가 아니고서는 선생님에게 먼저 흥미를 느끼고 다가오는 아이는 드물다.
초등학교 4학년인 민준이가 그랬다. 민준이가 밖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와 학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공부할 때의 모습은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민준이가 학원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하루였다. 학원에는 탁구채 세트가 하나 있었는데, 민준이는 그걸 보더니 꺼내서 만져보고 공을 튀기기도 하면서 노는 것이었다. 그런데 꽤 능숙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공 튀기는 거 보니 탁구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
“네! 좋아해요.”
그리고 1분 정도 지났을까 민준이는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탁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말했는데, 그냥 기다려보라고만 해요.”
그날 이후 나는 민준이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또 한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민준이의 학습 태도였다. 대화가 더 많아진 우리 사이가 좋은 학습 태도와 결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가끔 너무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선생님! 저 숙제 못 했어요! 페널티 주세요!”
가르치는 용기 2
40. 선생님이 아이와 빠르게 친해질 때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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