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서로의 성향, 성격, 학원의 분위기, 함께 한 시간 등에 의해 달라진다. 하지만 학생과 비교적 가깝게 지내고 의사소통을 하는 선생님들을 살펴보면 다음의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학생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 초등학생일수록 말에 두서가 없고 그저 좋아하거나 생각나는 말들을 꺼내놓기 바쁜데 그럼에도 언제나 잘 들어주는 선생님들이 있다. 다음으로 두 번째는 학생과 활동적인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단순한 게임을 하더라도 아이들끼리 하게 두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함께 참여하거나 사회를 해주는 선생님들이 있다. 어떤 분들은 본인이 학생이 된 마냥 즐겁게 참여한다. 이런 선생님은 인기가 많다. 이렇게 서로가 편해질수록 말과 행동은 자연스레 편해지게 되는데 학생에게 있어 선생님이 너무 편해지는 순간,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
다음은 옆 수학 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준서는 수학 선생님을 너무 좋아한다. 그날은 준서와 그 친구들이 선생님과 함께 그룹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준서는 너무 즐겁게 그룹 수업에 참여했고,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선생님이 준서에게 새로운 미션을 제안했다. 그런데 준서는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왜요?”
선생님은 친절히 새로운 미션에 대해 준서와 그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었고, 다시 한번 준서에게 그 미션을 전달했다. 하지만 준서는 이렇게 말했다.
“왜요? 왜 해야 하는데요?”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준서는 선생님이 너무 편한 것이다. 그래서 장난을 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로 3차례 더 “왜요?”를 말하며 학습 분위기를 망치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선생님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다. 그다음은 물어보지 않아도 뻔했다.
그렇게 수학이 끝나고 우리 학원으로 들어온 준서는 기분이 많이 가라앉아있었다. 나와 수업하는 내내 준서에게서 나온 대답은 이것뿐이었다.
“네.”
가르치는 용기 2
41. 선생님이 너무 편해지는 순간
(WANNA READ, 워너리드)
'워너리드 : 이야기 > 가르치는 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3. 짜증을 공부로 옮기는 아이 (가르치는 용기 2) (3) | 2023.03.20 |
---|---|
42. 자주 물 마시는 아이 (가르치는 용기 2) (4) | 2023.03.15 |
40. 선생님이 아이와 빠르게 친해질 때 (가르치는 용기 2) (3) | 2023.03.13 |
39. 익숙한 내 자리 (가르치는 용기 2) (1) | 2023.03.08 |
38. 자기 말만 하려고 하는 아이들 (가르치는 용기 2) (2) | 2023.03.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