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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수업하는 도중에 문득 아이들이 매일 같은 자리에 앉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등학생들도, 중학생들도, 고등학생들도 마치 미리 본인의 자리를 맡아 놓은 듯이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두 명을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오늘도 앉는다.
그날도 윤민이는 학원에 1등으로 왔다. 그래서 나는 윤민이에게 다른 자리를 소개하며 말했다.
“윤민아! 오늘은 여기에 앉아서 공부해.”
그러자 윤민이는 내게 이유를 물어봤다.
“왜요?”
다음으로 하준이가 학원에 도착했는데, 하준이에게도 그동안 앉은자리 말고 다른 자리를 소개해주며 말했다.
“하준아! 오늘은 여기에 앉아.”
하준이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왜요?”
마지막으로 경환이가 도착했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매번 경환이가 앉던 자리에 물건이 올려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경환이에게 다른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그러자 경환이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선생님, 이거 옆으로 치우고 여기에 앉으면 안 돼요?”
학생들에게는 각자 익숙한 내 자리가 있다. 그리고 그 자리가 학생에게 주는 의미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컸다. 나는 윤민이를 시작으로 그날 학원에 오는 모든 학생에게 같은 요청을 했다. 신기하게도 결과는 동일했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그 이유를 묻거나 본인의 자리에 앉고 싶다고 다시 내게 표현했다.
가르치는 용기 2
39. 익숙한 내 자리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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