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에게 학원이 더 재미있을 방법이 없을까?’ 이런 고민으로 시작한 시스템이 있다. 나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통적인 한 가지를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안에는 ‘레벨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마치 보상 효과를 주며 아이들을 계속 게임 속에 붙잡는 한 가지 요인이 된다. 나는 이 ‘레벨 시스템’을 학원에 도입해 보기로 했다.
‘레벨 시스템’은 간단하다. 아이들이 한 권의 학습을 끝내면 포인트를 준다. 또한, 각종 테스트 등의 점수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준다. 또한, 한 달 기준으로 꾸준히 학원을 나오면 포인트를 준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포인트를 두 배로 준다.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도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온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나름의 보너스였다. 이 밖에도 여러 학습 결과나 습관, 태도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고, 일정 포인트가 쌓이면 레벨이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각 레벨에는 또 다른 보상들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레벨 시스템’은 잘 보이도록 학원의 한쪽 벽에 붙이고, 각 아이마다 캐릭터를 만들어 붙여놓았다. 레벨은 0부터 100까지 순서대로 되어 있었고, 레벨이 오르면 본인의 캐릭터가 점점 높게 올라가는 방식으로 꾸며놓았다.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다. 하지만 결국, 이 ‘레벨 시스템’은 6개월 뒤에 사라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간단한 시스템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할 일이 많았다. 특히,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 줄을 서는 모습도 종종 발생했다. 그런 날이면 정말 정신이 없었다.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은 학생들에게 방해도 되었다.
‘레벨 시스템’은 나에게 좋은 보조 수단이 되어야 하는데, 내게서 여유를 빼앗아 갔다. 초등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려면 마음의 여유가 정말 중요한데, 이 ‘레벨 시스템’은 시간적 여유까지 가져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아이들은 아쉬워했지만 결국 이 ‘레벨 시스템’은 학원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가르치는 용기 2
31. 실패한 시스템
(WANNA READ, 워너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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