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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리드 : 이야기/가르치는 용기53

썸네일-17. 분위기 메이커 (가르치는 용기) 17. 분위기 메이커 (가르치는 용기) 혜빈이는 우리 학원의 분위기 메이커이다. 처음 만난 초등학생 때에도, 사춘기가 한창 진행되던 중학생 때에도, 이제 공부 좀 진지하게 해 보겠다던 고등학생 때에도, 혜빈이는 언제나 밝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이러한 혜빈이의 밝은 성격은 같은 시간대에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특히 혜빈이의 외향적인 성격은 내향적인 친구들에게 전염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자기표현을 잘하지 못하거나 어떤 의견에 소극적인 친구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혜빈이의 긍정적인 부면들은 여러 친구의 공부하는 환경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까지 바꾸기 시작했다. 나는 혜빈이와 함께 수업하는 시간에 그룹 수업을 계획할 때면 언제나 혜빈이를 반장으로 추천했다. 그녀는 4명이 함께 했던 소수 내신.. 2022. 8. 30.
썸네일-16. 땀을 이겨내는 용기 있는 아이 (가르치는 용기) 16. 땀을 이겨내는 용기 있는 아이 (가르치는 용기) 긴장할 때 유독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이 있다. 남들보다 몸의 긴장감이 심해 일시적으로 땀이 나는 것인데, 이는 몸의 보호 작용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에 집중할 때, 또는 불편한 상황에 놓일 때 순간적으로 땀이 난다고 한다. 사실 이것은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닌데, 내가 바로 유독 땀이 많은 사람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처럼 유독 땀이 많이 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선생님 앞에서 무언가를 확인받아야 할 때 그 긴장감이 땀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찬이는 심할 경우 달리기를 막 끝낸 사람처럼 얼굴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땀을 흘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땀이 흐르기 시작하면 땀이 흐른다는 사실 그 자체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그럼 그 신경이 더 땀.. 2022. 8. 29.
썸네일-15.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용기) 15.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용기) 아이들의 공부를 보조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학원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여러 정보가 있는데 아이들은 특강이나 과제를 해야 할 때 블로그를 자주 이용한다. 종종 수업 중에도 학생들이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특정 주제에 대한 링크를 보내주고는 하는데, 나는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점 한 가지를 발견했다. 하루는 혜란이가 수업 중에 내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고, 나는 마침 그 질문에 관한 내용의 포스팅을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해당 링크를 보내주며 포스팅된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30초도 지나지 않아 혜란이는 내게 다시 질문했다. ‘선생님, 못 찾겠어요.’ 이는 혜란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학생이 글을 천천히 읽어보는 것에.. 2022. 8. 23.
썸네일-14. 학원은 실패하는 곳 (가르치는 용기) 14. 학원은 실패하는 곳 (가르치는 용기) 아이들에게는 성공적인 결과로부터 오는 성취감이 중요한 만큼 실패를 극복해나가는 경험 또한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학원은 무수히 많은 실패를 해볼 수 있는 장소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진우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테스트를 앞두고 있었다. 처음 해보는 테스트인 데다가 친구 몇 명은 이미 그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크고 작은 시험마다 찾아오는 압박감은 진우에게 특별히 컸다. 학습 습관이 아주 좋았음에도 그 긴장감이 진우의 실력을 방해하고 있었다. 과정만큼이나 결과는 아이들에게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곧 그 아이의 자신감으로 누적되는데, 결과를 마주하는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들은 좋은 결과로부터 오는 성취감을 크게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기대보다 낮은 점수에 크게.. 2022. 8. 22.
썸네일-13. 간단하게라도 말해주는 일 (가르치는 용기) 13. 간단하게라도 말해주는 일 (가르치는 용기) 선생님도 사람이기에 한계가 있다. 특히 다수의 학생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그 한계가 더 명확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몸이 좋지 않거나, 순간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몰리는 상황이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 등이 발생하면 머릿속에 계획되어 있던 순서들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가끔 아픈 채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날 역시 약을 먹었지만 약 기운이 느리게 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첫 수업을 시작해야만 했다. 보통의 학원들처럼 우리 학원 역시 첫 시간에는 흥이 많고 질문도 많은 어린 친구들이 온다. 그날도 어김없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목소리가 높았다. 나는 모두를 불러서 조용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선생님이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그래서 여러분들이 평소보다 말을 좀 더 잘 들어줬으.. 2022. 8. 16.
썸네일-12. 피곤해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용기) 12. 피곤해하는 학생들 (가르치는 용기) 하루는 유진이가 피곤한 얼굴로 학원에 들어왔다. 전날 과제가 많아 잠을 평소보다 늦게 잤다면서 학교에서도 졸려서 미칠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사실 그날은 중학교 2학년인 유진이뿐만 아니라 그 친구들 모두의 눈에 피곤함이 가득했던 날이다. 사실 중학생, 고등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이런 상황은 너무나도 흔하게 그리고 자주 겪는다. 나는 각자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려 하는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아이들의 자세가 흐트러져있었고 속도가 느렸으며 하품도 여러 번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잠시 후 유진이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노트북을 학원 TV에 연결한 후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는 학원에 켜져 있는 모든 불을 껐다. ‘우리 20분만 쉬다 공부합시다!’ 아이들은 너.. 2022. 8. 15.
썸네일-11. 저 다음 주부터 여기 다녀요! (가르치는 용기) 11. 저 다음 주부터 여기 다녀요! (가르치는 용기) 초등학교 3학년인 한서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우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서는 복도에서 1시간 동안 그 친구를 기다리곤 했는데, 우진이가 우리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한서는 그 친구가 공부할 시간이면 집에 가지 않고 학원 복도에서 핸드폰을 하면서 친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는 우연히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한서를 보았고 그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나는 한서에게 학원에 들어와서 기다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무척 더운 시기였고, 복도에는 앉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서는 그 어떤 학원도 다니지 않았기에 시간이 많았다. 따라서 집에 가는 것보다 친구를 기다렸다가 같이 놀고 집에 가는 일이 그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매일같이 나는 한서를 볼 수 있었고, 무려.. 2022. 8. 9.
썸네일-10. 첫 시간에 공부하는 아이들만의 특권 (가르치는 용기) 10. 첫 시간에 공부하는 아이들만의 특권 (가르치는 용기) 저학년생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중 하나는 학원의 첫 시간에 온다는 것이다. 첫 시간이 가지는 장점은 앞 시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초등학생 아이들은 학원에 5분에서 10분 전에 도착하는데, 저학년생들은 상황에 따라 마음만 먹으면 30분 전에도 도착할 수 있다. 우리 학원은 보통 2시부터 첫 수업이 시작되는데, 첫 시간의 아이들은 1시 30분부터 온다. 그 이유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 여러 개를 한쪽에다 쌓아두고 원하는 게임을 골라서 할 수 있게 하는데, 첫 시간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기 위해 학원에 좀 더 일찍 온다. 즉 수업하기 전 약 15분에서 30분 정도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다. 이것이 바로 첫 시간에 .. 2022. 8. 8.
썸네일-9. 같이 문제 만들기 (가르치는 용기) 9. 같이 문제 만들기 (가르치는 용기) 최고의 교육 효과는 누군가를 직접 가르쳐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준비해야 하고, 그 준비된 것들을 내 머릿속에 잘 정리해야 하고, 그것을 끄집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므로 그 효과는 정말 크다. 5학년 그룹 수업의 마지막 날,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8명 중 5명은 3개월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 있었고 그에 따른 결과도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머지 3명은 우리가 함께 정한 합격 점수를 넘지 못했고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3명을 위한 복습반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스스로 배웠던 것들을 이해하면서 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복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3명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우리 .. 2022. 8. 5.
썸네일-8. 숙제 챙기기 (가르치는 용기) 8. 숙제 챙기기 (가르치는 용기) 기찬이의 집은 학원에서 가장 멀다. 집에서 걸어 학원에 오려면 약 40분이 걸린다. 기찬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만난 친구인데, 오늘의 이야기는 기찬이가 6학년이던 해에 있었던 일이다. 기찬이는 가끔 숙제를 집에 두고 왔다. 기찬이의 말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결론은 늘 깜빡 잊어서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기찬이는 숙제를 집에 두고 왔고, 별일이 아닌 것처럼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기찬이에게 숙제를 잘 챙기는 것도 학습의 일부분임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기찬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찬아, 힘들겠지만 다시 집에 가서 숙제 가지고 와!’ 기찬이는 내가 숙제로 인해 몇몇 학생들을 다시 집으로 되돌리는 상황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본인의 집은 멀리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날 정작 본인.. 2022. 8. 2.
썸네일-7. 글씨를 보면 감정이 보인다. (가르치는 용기) 7. 글씨를 보면 감정이 보인다. (가르치는 용기) 아이들의 글씨는 다양하다.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가며 아주 예쁜 글씨를 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빠르게 대충 휘날려 써서 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보기 힘든 글씨를 써오는 아이들도 있다. 참고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랜 기간 아이들과 함께해본 결과 글씨는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더 예쁘게, 더 잘 정리된 형태로 써오는 것 같다. 글씨에는 아이들의 감정 상태가 담겨있다. 하루는 테스트를 앞두고 성욱이가 열심히 복습한 자료를 내게 가져왔다. 나는 성욱이의 복습 자료를 보면서 성욱이에게 물었다. ‘성욱아, 열심히 잘 해왔는데 한 가지만 물어봐도 돼?’ ‘뭔데요?’ ‘너는 너의 이 글씨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 ‘네?’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성욱이는 바로 대답을 못 했지만 잠시 후 이렇게 대답했다. ‘좀.. 2022. 8. 1.
썸네일-6. 미세먼지에 따라 변하는 시세 (가르치는 용기) 6. 미세먼지에 따라 변하는 시세 (가르치는 용기)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학생들도 경제관념이 비교적 뚜렷한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어느 날 코인과 주식에 관한 이야기가 학원에서 흘러나와서 잠시 물어봤더니 부모님이 열어준 주식 계좌에 본인의 용돈을 넣어서 조금씩 투자해보고 있다는 중학생이 무려 절반이나 되었다. 학원에는 포인트 제도가 있다. 이는 아이들이 학습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일정의 포인트를 받게 되는 시스템으로 그 포인트로 맛있는 것을 사 먹기도 하고, 그 포인트를 통해 원하는 물건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포인트 제도를 좀 더 활용해보기로 했다. 미세먼지 수치는 요일마다, 시간마다 변한다. 그리고 쉽게 예측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 미세먼지 수치의 변동으로 매일 그 시세가 변하는 ‘클로버 주식’을 오픈했다. 미세먼지가 나쁨이 될수록 마이너스.. 2022. 7. 29.